2008년 11월 30일
'게임 디자인의 10가지 트렌드'와 한국 게임계의 민감도
게임 커리어 가이드에 데이비드 맥클러라는 사람이 '게임디자인의 10가지 트렌드'라는 글을 (11월18일에) 기고했다.
그가 선정한 요 몇 년간의 10가지 트렌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물론 저자가 선정한 트렌드들은 미국 시장 중심으로 한 것이다.
그럼 우리 게임계는 이 트렌드에 얼마나 민감할까?
첫번째, 모두의 게임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국산은 아니지만) <스타크래프트> 붐이 대중 미디어(TV)까지 침투한 적이 있었고, <카트라이더>를 비롯한 캐주얼 게임들이 게임층을 넓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세대를 아우르는 건 아직인 것 같다. 딸과 아들과 어머니와 아버지가 모니터(혹은 TV) 앞에 모여 할 수 있는 게임은 아직 없다.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지금 그 가능성을 쥐고 있는 것은 한국게임계가 아니라 닌텐도다.
협동 모드는 온라인 게임의 근본적인 특성상 그 기초 공사는 이미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원문에서 언급한 다른 사람 플레이어와 함께 하는 것이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가 게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이점은 한국 온라인 게임이 충분히 취해왔다.
동료 캐릭터는 최근 <프리우스 온라인>이 내세우고 있는 아니마 시스템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진정성이나 깊이는 이미 다른 곳에서 많이 언급되었고, 나는 게임을 해보다가 말았으니 칼리토님의 감상평을 참고하면 더 좋겠다.
한국게임에서 어려운 결정을 디자인한 바는 없다고 알고 있다. 물론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사람들과 부딪히다 보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디자인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고, 디자인 상의 오점에 의해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온라인 게임의 서비스라는 측면 때문에 어려운 결정의 디자인이 반발을 불러올 수도 있다. 영화, TV, 책, 혹은 싱글 플레이어 게임에서 윤리적 갈등을 체험하는 것과 온라인 게임에서 체험하게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사람이 개입했으니까.
고전 SF 디스토피아나 싼 가격으로 다양한 로케이션 같은 경우에는 가장 뒤떨어지지 않는가 싶다. 물론 많은 한국 게임들이 새로운/색다른 세계를 추구하지만 선전하지만, 그 지향점은 여전히 판타지에 맞춰진 경우가 대다수다. 지향점이 같으면 차별화해도 잘 아는 사람만 알아볼 뿐, 밖에서 보기엔 그게 그거다. 색다르고 기발한 설정을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지향점을 좀 바꾸어 보면 더 많은 것이 보이리라 생각한다. SF든, 현실이든, 시간을 넘든...
영향받는 매체가 성숙해지는 기미는 보였었다. <헉슬리>가 <멋진 신세계>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했었으니까. 하지만 이것 역시 아직 멀다. 게임계 사람들 중에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는 사람은 수도 없이 많다.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대부분의 만화와 애니메이션 역시 더 성숙한 작품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점 때문이다. 그런 만화/애니메이션 작품을 영향을 준 작품의 하위(계급이 낮다던가, 폄하하는 의미가 아니다!)작품이라고 본다면, 그 만화/애니메이션 작품의 영향을 받는 게임은 어디에 속하는 건가? 물론 이게 갑자기 철학과 출신 게임 디자이너가 등장한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다. 이건 업계 전체의 분위기 문제라고 생각한다. 성숙한 생각들을 홍보용 문구에 넣을 겉멋으로 보거나 지루하다고 무시하는.
장르와 시점의 혼합은 그 자체보다는, 형식의 전형성을 파괴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트렌드인 것 같다. 이런 방식에는 이러한 요소가 뒤따라야 한다는 법칙처럼 굳어져버린 고정관념의 파괴. 이러한 것들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손가락이 아프기 시작해온다...
여튼, 중요한 건, 제목의 낚시와는 달리 '트렌드에 얼마나 민감한가'가 아니다. 트렌드 속에 있는 변화의 핵심을 파악하는 것이다. 원문의 저자가 선정한 10가지 트렌드는 대부분 깊이와 넓이의 확장에 대한 것이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트렌드는 지역적으로 다를 수 있고, 그 표면만을 따라한다고(위에서 언급된 게임들처럼) 해서 모두 가치있는 것은 아니다.
그가 선정한 요 몇 년간의 10가지 트렌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모두의 게임 (Games for All)
: 모두가 할 수 있는 게임,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 이전의 게임문법을 몰라도 할 수 있는 게임.
2.오픈 월드 (Open Worlds)
: 열린 세계. 플레이어가 원하는 방식과 순서, 혹은 페이스대로 게임을 진행. 게임의 선형성을 감춰준다.
3.협동 모드 (Co-op Mode)
: 다른 사람 플레이어와 함께 플레이. 언제든지 참가했다가 빠질 수 있는(게임의 중단이나 재시작 없이) 것이 최근의 경향.
4.동료 캐릭터 (Companion Characters)
: 플레이어와 '함께 하는' 동료 캐릭터의 등장. 예전의 게임과 다른 점은 '사회성' 혹은 '눈치'.
5.어려운 결정 (Difficult Decisions)
: 플레이어에게 도덕적으로 불분명한 결정을 내리게 한다. 어떤 결정을 내려도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6.행동을 위한 미니게임 (Mini-Games for Actions)
: 주된 게임플레이나 게임월드, 스토리와 연관성이 있는 합리적인 미니게임의 등장.
7.고전 SF 디스토피아 (Retro Sci-Fi Dystopia)
: 미래지향적인 SF가 아닌, 과거지향적인 SF의 등장. 과거에나 상상했을 법한 미래세계의 구현.
8.싼 가격으로 로케이션 (On-Location on the Cheap)
: 넓고 다양한 대륙과 시대를 아우르는 게임 배경의 등장. 영화나 TV에 비하면 값싸게 이루어낼 수 있다.
9.영향받는 매체의 성숙 (High-Brow Influences)
: <람보>가 되고 싶은 게임들에서 <암흑의 핵심>이 되고픈 게임들로의 변화. 게임이 영향받는 미디어가 성숙해졌다.
10.장르와 시점의 혼합 (Mixing Genres and Perspectives)
: 시점이 장르(게임플레이)로부터 독립. 슈팅은 꼭 1인칭이어야 하나? 몸을 움직이는 액션은 꼭 3인칭이어냐 하나?
물론 저자가 선정한 트렌드들은 미국 시장 중심으로 한 것이다.
그럼 우리 게임계는 이 트렌드에 얼마나 민감할까?
첫번째, 모두의 게임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국산은 아니지만) <스타크래프트> 붐이 대중 미디어(TV)까지 침투한 적이 있었고, <카트라이더>를 비롯한 캐주얼 게임들이 게임층을 넓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세대를 아우르는 건 아직인 것 같다. 딸과 아들과 어머니와 아버지가 모니터(혹은 TV) 앞에 모여 할 수 있는 게임은 아직 없다.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지금 그 가능성을 쥐고 있는 것은 한국게임계가 아니라 닌텐도다.
협동 모드는 온라인 게임의 근본적인 특성상 그 기초 공사는 이미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원문에서 언급한 다른 사람 플레이어와 함께 하는 것이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가 게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이점은 한국 온라인 게임이 충분히 취해왔다.
동료 캐릭터는 최근 <프리우스 온라인>이 내세우고 있는 아니마 시스템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진정성이나 깊이는 이미 다른 곳에서 많이 언급되었고, 나는 게임을 해보다가 말았으니 칼리토님의 감상평을 참고하면 더 좋겠다.
한국게임에서 어려운 결정을 디자인한 바는 없다고 알고 있다. 물론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사람들과 부딪히다 보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디자인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고, 디자인 상의 오점에 의해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온라인 게임의 서비스라는 측면 때문에 어려운 결정의 디자인이 반발을 불러올 수도 있다. 영화, TV, 책, 혹은 싱글 플레이어 게임에서 윤리적 갈등을 체험하는 것과 온라인 게임에서 체험하게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사람이 개입했으니까.
고전 SF 디스토피아나 싼 가격으로 다양한 로케이션 같은 경우에는 가장 뒤떨어지지 않는가 싶다. 물론 많은 한국 게임들이 새로운/색다른 세계를 추구하지만 선전하지만, 그 지향점은 여전히 판타지에 맞춰진 경우가 대다수다. 지향점이 같으면 차별화해도 잘 아는 사람만 알아볼 뿐, 밖에서 보기엔 그게 그거다. 색다르고 기발한 설정을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지향점을 좀 바꾸어 보면 더 많은 것이 보이리라 생각한다. SF든, 현실이든, 시간을 넘든...
영향받는 매체가 성숙해지는 기미는 보였었다. <헉슬리>가 <멋진 신세계>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했었으니까. 하지만 이것 역시 아직 멀다. 게임계 사람들 중에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는 사람은 수도 없이 많다.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대부분의 만화와 애니메이션 역시 더 성숙한 작품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점 때문이다. 그런 만화/애니메이션 작품을 영향을 준 작품의 하위(계급이 낮다던가, 폄하하는 의미가 아니다!)작품이라고 본다면, 그 만화/애니메이션 작품의 영향을 받는 게임은 어디에 속하는 건가? 물론 이게 갑자기 철학과 출신 게임 디자이너가 등장한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다. 이건 업계 전체의 분위기 문제라고 생각한다. 성숙한 생각들을 홍보용 문구에 넣을 겉멋으로 보거나 지루하다고 무시하는.
장르와 시점의 혼합은 그 자체보다는, 형식의 전형성을 파괴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트렌드인 것 같다. 이런 방식에는 이러한 요소가 뒤따라야 한다는 법칙처럼 굳어져버린 고정관념의 파괴. 이러한 것들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손가락이 아프기 시작해온다...
여튼, 중요한 건, 제목의 낚시와는 달리 '트렌드에 얼마나 민감한가'가 아니다. 트렌드 속에 있는 변화의 핵심을 파악하는 것이다. 원문의 저자가 선정한 10가지 트렌드는 대부분 깊이와 넓이의 확장에 대한 것이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트렌드는 지역적으로 다를 수 있고, 그 표면만을 따라한다고(위에서 언급된 게임들처럼) 해서 모두 가치있는 것은 아니다.
# by | 2008/11/30 17:21 | 게임을 하다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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